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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Q&A

모나코의 호연지기 - 뗏드샹(Tete de Chien), 개머리봉. 그리고 장 프랑수아 모리스 '28도의 그늘 아래서'

떼뜨 드 쉬엉


모나코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Dog's Head', 즉 '개머리 봉우리'(?)라는 곳에 가봤습니다.

실제로 멀리서 이 암석으로 된 절벽 봉우리를 바라보면, 개머리 보다는 거북이 머리 모습에 좀 더 가깝습니다.

불어 원어로는 'Tête de Chien'('뗏드샹' 정도의 발음)이라고 하고, 이걸 번역하니까 '개머리'가 되는 것인데요.

원래는 'Tête de Camp', 즉 '군 주둔지 봉우리'였답니다.

한국에도 웬만한 산봉우리들에 보면 '국사봉'이라는 이름 많죠? 딱 그런 의미였던거죠.

이 봉우리에 아주 옛날 로마 황제 시저가 갈리아 지방, 즉 지금의 프랑스를 정복하고서 군을 주둔 시켰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후에 이름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발음의 전이가 오고, 봉우리 모양을 가져다 붙이고 해서, '개머리 봉'이 된거랍니다.

그 이후로도 이 봉우리는 모나코 및 남프랑스 일대를 완전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서, 제 1차 세계대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군 주둔지로 계속 사용되었는데요.

실제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폐허가 된 군막사 등이 있어요.

제가 미처 사진은 못찍었네요.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이 곳에 독일군 중대급이 주둔하고 있었는데요.

바로 이 자리에서 독일군 중대장이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Saint-Exupéry)의 비행기가 추락한 것을 목격하기도 했답니다.

생텍쥐페리가 비행 중 실종되었고, 그게 자살인 것 같다느니... 뭐 이런 썰은 예전부터 저도 언듯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요.

저는 그냥 막연하게 북아프리카 어디쯤에서 그렇게 되었거니... 생각했거든요.

왜 그렇게 생각했었는지는 저도 이유는 몰라요. 그냥 그의 작품들이 그 동네 배경이어서...??

하지만, 가장 최근 조사에 의하면, 코르시카 섬에서 출격한 생텍쥐페리가 남프랑스 일대 정찰 비행을 하다가 독일 공군기 2대에 공격을 받고 추락을 했고, 하필 그 위치가 바로 모나코 앞바다였다고 합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되서 너무도 즐겁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왜 프랑스 니스 같은 곳에 뜬금없이 생텍쥐페리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가 있을까...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나름 이 남프랑스 지역이 그의 주요 활동 무대였네요.

아무튼...

'개머리 봉우리'는 이런 느낌의 장소입니다.


'개머리 봉우리'는 해발 550m 정도의 돌산(?)이라고 보시면 되구요. 밑에서부터 제대로 등반을 하는 방법도 있구요. Sammy네 가족같이 트렉킹 초짜들은 그냥 차를 몰고 봉우리 근처까지 와서 주차를 한 후에 약 5~10분 걸어서 도달하면 됩니다. 참 쉽죠 ^^


암벽 동굴이 있네요. 자연적 터널은 아닌 듯 하고, 군사목적으로 일부러 뚫은 듯 합니다.

 


뗏드샹(Tete de Chien), 개머리 봉우리라는 모나코를 내려다보는 550m 고지입니다. 모나코와 그 주변 지역의 전경을 정말 속 시원하게 전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에요.

 

뗏드샹(Tete de Chien), 즉 '개머리봉'에서 바라다본 모나코와 그 주변 지역의 모습입니다.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느낌적 느낌이 있어요.


개머리봉에서의 모나코 조망은 이런 느낌이에요. 모나코를 나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그런 뭔가 호연지기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ㅋ


허큘리스 항구를 중심으로 밀집 건물이 모여 있는 지역들까지 모나코이구요. 밀집 건물들이 사라지는 경계선 밖은 프랑스랍니다. 참고로 모나코는 세계에서 2번째로 작은 도시국가에요. 가장 작은 나라는 로마에 있는 바티칸 시티구요.


저는 모나코 같은 작은 나라에 축구 스타디움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었어요. 그런데 있네요. 그 옆에 비슷한 사이즈의 연습장도 있구요. 아마도 그 연습장부터는 프랑스 영토일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유명한 '따봉 박주영' 선수가 AS 모나코라는 축구팀에서 뛰었었네요. 10년짜리 모나코 장기거주허가도 받았었구요. ㅎ


여기는 모나코의 바로 서쪽 지역인 프랑스 영토로 걒 델(Cap d'Ail)이라는 곳입니다. 다음에는 이 동네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누드비치가 있다고 해서 가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


모나코의 서쪽, 즉 니스 방향을 바라본 모습니다. 중간에 에제 혹은 에즈(Eze) 마을이 있는 산봉우리가 보이네요. 그리고 사진에는 명확하게 잘 안보이지만, 니스에서 모나코로 오는 기차길이 해안을 따라서 나있어요. 옛날 노래인 '모나코' (원제목은 '28° à l'ombre'. 즉, '무지하게 더운 모나코의 28도 그늘 아래에서' 정도의 의미) 들어보면 처음에 칙칙폭폭 기차 소리가 나옵니다. 작곡가이자 가수인 장 프랑수아 모리스(Jean François Maurice)는 마르세이유 출신인가 그래요. 즉, 자신이 마르세이유, 니스에서부터 모나코까지 무더운 한여름에 연인과 함께 기차를 타고 놀러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또 재미있는 것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이 '모나코'라는 노래를 들려주면요. 아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정작 프랑스에서는 전혀 히트곡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Sammy가 좋아하는 노래 Top 10 안에 드는 최애곡이구요. 이 노래 때문에 모나코를 그렇게 자주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ㅋ

 

이렇게 Sammy네 가족의 남프랑스 여름휴가,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기 미션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월요일 아침부터는 독일로 돌아가는 여정에 오를 것이에요.

아마도 이탈리아-스위스 접경 지역 꼬모(Como) 인근에서 중간 1박을 하고, 화요일 저녁 정도에 독일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2020년의 뜨거운 여름도 안녕이네요... ^^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P.S.: 추억의 명곡 '모나코: 28도 그늘 아래서' 올려봅니다. 이거 가사를 제대로 알고 들으시는 분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전형적인 '성인곡'이에요. 모나코의 무더운 한여름날 그나마 좀 덜 더운 28도의 어딘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연인과 'Making love'했던 추억을 그린 내용이랍니다. 아래 가사도 올렸으니 참고들 해보세요 ^^

Monaco 28 degres a l'ombre C'est fou, c'est trop

모나코 뱅트위 드그레 아 롱브르 세 푸 세 트로

모나코의 너무나도 무더운 28℃의 그늘에서

On est tout seul au monde

오 네 뚜 쐴 오 몽드

세상엔 오직 우리 둘 뿐이었죠

Tout est bleu, Tout est beau

투 떼 블뢰 투 떼 보

모든 것이 푸르렀고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Tu fermes un peu les yeux Le soleil est si haut

튀 페르므 엥 푀 레 지유 르 쏠레이 에 씨 오

그대는 두 눈을 지긋이 감았고 태양은 드높았지요

Je caresse tes jambes Mes mains brule ta peau

쥬 꺄레쓰 테 쟝브 메 맹 브륄 따 뽀

그대를 어루만지는 내 손은 뜨거웠지요

Ne dis rien Embrasse-moi quand tu voudras

느 디 리앙 엉브라쓰 무아 캉 튀 부드라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를 안아주세요

Je suis bien L'amour est a cote de toi

쥬 수이 비앙 라무 레 타 코떼 드 투아

나는 행복하답니다 사랑이 그대 곁에 있으니까요

On est bien...

오 네 비앙

우리는 행복해요

Monaco 28 degres a l'ombre

모나코 뱅트위 드그레 아 롱브르

모나코 28℃의 그늘 아래에서

Tu ne me dis plus un mot

튄 므 디 플뤼 죙 모

그대는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J'eteins ma cigarettes Il fait encore plus chaud

졔텡 마 씨가렛 일 패 텅코르 플뤼 쇼

나는 담배를 껐습니다 여전히 따가운 날씨였지요

Tes levres ont le gout d'un fruit sauvage

테 레브르 옹 르 구 덩 프뤼 소바쥬

그대의 입술은 야생과일처럼 향기가 가득했죠

Et voila Comme une vague blonde

에 부알라 콤 윈느 바그 블롱드

그대의 머릿결은 황금빛 물결 같았지요

Tu m'emportes deja

튀 멍포흐뜨 데쟈

그대는 내 마음을 빼았었지요

Ne dis rien L'amour est au-dessus de moi...

느 디 리앙 라무 레 토 드쉬 드 무아

아무 말도 마세요 사랑이 우리에게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