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생활

이민생활 사건사고 - 슬립오버(Sleepover), 놀이공원 그리고 현관문 잠김

이번 주말에는 Sammy네가 무지하게 바빴습니다.

왜냐하면, 1박 2일로 첫째의 생일파티 겸 슬립오버(Sleepover)가 있었거든요.

같은 반 친구들 4명이 집에 놀러와서 하루밤 자고, 그 다음날 동네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노는 거죠.

사실, Sammy의 와이프님께서는 이런 것 별로 안좋아하세요.

독일어는 당연히 못하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작은 행사하나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도 아주 고역이거든요.

물론 저 Sammy도 비슷하게 게으른 성향이구요. (원래 끼리끼리 만나는거에요 ㅎㅎ)

그래도 첫째가 꼭 해보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생일파티 겸 슬립오버를 허락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친구들이 집으로 와서 잘 놀고 하룻밤 자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놀이공원 갈 준비를 하는 것까지 아주 무난하게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어요.


이때까지는 바로 10분 후에 벌어질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말입니다.

아침 먹고 놀이공원으로 출발하려는 즈음에 문제가 터졌어요.

제가 첫째와 친구들을 봉고차에 다 싣고 출발하려는데, 와이프가 배웅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뛰어나오는거에요.

현관문이 잠겼다는 겁니다.

막내가 집 안에 있다가, 엄마가 안보이니까, 집 밖으로 나오면서 현관문을 닫아버렸네요.

둘째도 봉고차에 같이 있었구요.

원래 저희 집 현관문은 닫더라도 잠기지 않도록 설정하는 기능이 있어서, 대게 주간 시간에는 그렇게 해놓는데요.

일요일 아침에 정신이 없다보니 자동잠금 설정을 풀어놓지를 않았네요.

게다가 항상 비상 열쇠를 정원 구석 어디에 숨겨놓는데요.

마침 새벽에 비가 와서 열쇠가 다 젖었다고, 와이프가 아침 일찍 그 열쇠의 물기를 닦으려고 잠깐 집 안에 넣어놨던거에요.

그리고 집 창문, 기타 뒷문 등 어디도 열린 곳이 없구요.

심지어 원래 첫째의 방 창문을 아침에 환기시킨다고 활짝 열어놨던 것을 제가 기억해내고, 그 곳을 확인해봤더니, 이미 와이프가 배웅나오기 직전에 닫았다네요.

그렇게, 전 가족 모두 집 밖에 나와있는 상태에서, 그리고 무려 3개나 되는 열쇠들이 다 집 안에 있는 상태로,  모든 출입 가능한 문들이 잠겨버린 것이죠.

정말 이렇게 완벽하게 일이 꼬일 수 있을까... 와이프와 함께 엄청 좌절을 하며 자책하고 있다가...

처음 입주할 때 집주인이 자기가 여분의 비상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언듯 말했던 것이 갑자기 기억이 난거에요.

그런데 집주인에게 전화를 하려고 보니, 제 스마트폰에는 번호가 저장이 안되어 있습니다.

임대계약서에 그 번호가 적혀 있는데, 문제는 집 안에 그 서류가 있죠.

아뿔사... 또 다시 좌절하고 있는데... ㅜ.ㅜ

갑자기 또 예전에 회사 동료에게 부탁해서 집주인에게 전화연락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나는거에요.

그래서 일요일 댓바람부터 동료에게 전화를 해서 부탁을 했더니, 마침 저희 집주인 번호를 자신의 스마트폰에 잘 저장해서 보관하고 있더라구요.

정말 이 회사 동료 덕분에 위기의 순간을 넘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네요.


 

그렇게 동료가 집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비상열쇠 있는 것 확인하고, 집주인이 친절하게도 직접 와서 열어주겠다는 답변까지 받고서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나...

머피의 법칙이라고 했던가요...

집주인이 비상열쇠로 현관문 열어주려고 저희 집에 오다가... 불과 10~15분 정도 거리의 구간에서 타고 오던 차가 고장이 나서 퍼져버렸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이 꼬일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나요? ㅎㅎ

로또 한 장이라도 사야 하는건가요?

그래도 다행히...

시간은 좀 더 지체가 되었지만, 집주인분이 워낙 능력자셔서 나름 최대한 빨리 문제들을 다 해결하고, 저희 집으로 오셔서 현관문을 열어주시고, 쿨하게 인사 한 번 하고 돌아가셨네요.

참고로 집주인 분은 저희 동네 인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지역 유지세요.

주변 공장, 회사들이 전부 그 분의 이름을 상호를 쓸 정도... ㅋ

그런데 어리버리한 Sammy네 가족 집 현관문 열어주시려고 일요일 아침부터 몸소 출동해주신거죠.

아무튼, 이 난리법석을 피우고서 놀이공원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잘 놀았어요. 해피 엔딩~~ ^^

 

 



동네 놀이공원 터줏대감인 황새

이렇게 해외 생활이 어렵답니다. ㅎ

제가 항상 말씀드리지만, 이상하게도 해외에서는 계획대로 착착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요.

저 Sammy가 나름 이민 1세대로서의 외국 생활 만렙에 근접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건사고가 잊을만 하면 꼭 한 번씩 생긴답니다. ^^;;

그래도 다행인건...

정신줄, 즉 이성의 끈을 놓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이 항상 있다는 사실... 그것이 참 나름 인생의 묘미네요.

해외 이민, 유학 생활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칠 좌절의 순간에, 이 원칙을 잊지 말고 꼭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Sammy네 동네 근처의 트립스드릴(Tripsdrill)이라는 놀이공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