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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빈둥거리기 - 독일 피터스베르크(Petersberg) 호텔 리조트

Sammy네 가족은 이제 독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저희 시골집에 도착하지는 못했어요.

식구들 모두 지난 일주일 동안 베네룩스 주요 도시들을 강행군하느라 아주 지쳤습니다.

그래서 독일의 한 휴양 리조트 호텔에서 하루 이틀 그냥 빈둥거리기로 했습니다.

이런 곳이에요.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호텔입니다.

구 서독의 수도 본(Bonn) 근처의 피터스베르크(Petersberg)라는 산 정상에 위치해 있구요.

라인강과 본 시내를 내려다보는 뷰가 아주 환상적입니다.

그래서 주요 국제회의, 행사들이 자주 열렸다네요.

영국 여왕, 미국 대통령(빌 클린턴), 소련 대통령(보리스 옐친, 고르바쵸프) 등이 방문하여 숙박을 했었답니다.

최근에는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여, 완전 리노베이션 개보수를 하고 작년 2019년 9월달에 대대적인 오픈을 했는데요.

2020년 들어서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모든 호텔 산업들이 폭망 중이라, 이 곳도 그 여파를 피해갈 수가 없었죠.

그래서,덕분에 Sammy네 가족은 이런 럭셔리 호텔 리조트에서 꽤 저렴하게 2박을 하면서 아무것도 안하면서 빈둥거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오늘은 오래만에 아주 늦잠을 잤어요.

아침도 안먹고 건너뛰구요.

그리고 바로 호텔 비스트로(Bistro)로 점심 먹으러 어슬렁 어슬렁 나섰습니다.

 


본(Bonn) 인근의 피터스베르크라는 호텔 리조트의 비스트로입니다. 라인강이 내려다 보이는 산꼭대기에 호텔이 위치하고 있어서 뷰가 아주 멋져요.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 중인 아이들


첫째 둘째는 익숙한 슈니첼(Schnitzel)을 시켰습니다.


저는 그냥 앙트레코트(Entrecote) 스테이크 시켰습니다.


와이프는 간단하게 시저스 샐러드


막내는 치킨 너겟

 

모두들 아침을 굶고 먹는 것이라서, 그냥 독일 비어가르텐(Bier Garten)의 평범한 메뉴였지만, 금방 다 비웠습니다.

그리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 한 덩어리씩 먹어줘야죠.


파인애플 소르베(Sorbet)


망고 소르베


첫째는 딸기 아이스크림, 셋째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이렇게 점심을 간단히 마무리하고...

호텔방으로 들어와서 밀린 일들 좀 하고, 그냥 빈둥거리다가 그 동안 밀린 낮잠을 좀 잤습니다.

잠에서 깨보니, 벌써 저녁 6시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목도 마르고 해서 아이들 데리고 호텔 로비로 내려갔습니다.

아까 점심 먹고 제대로 소화도 못시키고 잠들었더니 속이 더부룩하더라구요.

소화도 시킬 겸 호텔 구경도 할 겸 이리저리 돌아다녀봤습니다.


호텔 곳곳이 참 럭셔리하게 잘 꾸며놨더라구요.


호텔 정원 안에 있는 작은 교회에요. 몇백년 된 것이라고 하네요.


원형의 유리로 되어 있는 곳은 무슨 회의장인데요. 여기서 상당히 중요한 국제회의들이 많이 열렸던 듯 합니다.


벌써 해가 뉘엇뉘엇하네요.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를 그냥 이렇게 흘려보낼 수 있는 여유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덥더군요.

낮의 온도가 거의 34도 정도까지 올라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잠깐 나가서 돌아다녔을 뿐인데도, 너무 더워서 힘들다고 시원한 것 먹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시 호텔 로비의 라운지로 들어갔습니다.


저희 둘째는 버진 피나콜라다(Virgin Pina Colada)를 참 좋아해요.


라운지가 참 편안했습니다.


서빙해주시는 분에게 셋째는 그냥 적당히 과일주스 들어간 것으로 알아서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무슨 후르츠 펀치(Fruits Punch) 칵테일을 만들어주셨네요. 셋째가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더위를 식히고 나니 대략 저녁 7시 30분이 되었네요.

그럼 저녁을 먹어야죠.

 


Petersberg 호텔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가는 중입니다. ^^

 

레스토랑 이름이 Bill's Restaurant 인데요.

Bill이 빌 클린턴 대통령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1994년에 당시 헬무트 콜 독일 수상하고 빌 클린턴이 이 호텔에서 무슨 회의를 하고 담판(?)을 지었다는 것 같습니다.


라들러(Radler)부터 한 잔 마시고~~


서비스로 주는 애피타이저입니다. 언듯 보면 무슨 달달한 디저트같이 생겼는데, 그런 맛은 아니구요. 아무튼 식욕을 돋구는 뭔가 오묘한 맛이었습니다. ^^


막내는 뉘른베르크 소세지를 참 좋아해요. 이 소세지는 독일을 벗어나면 구하기도 참 힘든데... ㅋ


참치 요리입니다. 와사비 갈은 퓨레, 테리야끼 소스 등이 곁들여져 있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첫째가 시킨 무슨 미스트로네(?)인데요. 송어랑 무슨 수제비 같은 파스타로 만든 수프 같은 것이었습니다. 무슨 맛으로 먹는지 저는 별로인데, 첫째는 잘 먹네요.


이건 와이프가 또 앙트레코트 스테이크를 시켰습니다. 아까 제가 낮에 먹는 것을 보더니 자기도 먹고 싶었나봐요.


둘째는 필레 스테이크(Filet Steak)를 시켰습니다.


원래는 뷰가 더 좋은 야외테이블에 앉으려고 했었는데요.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냥 내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메인요리 다 먹었으면, 또 디저트를 먹어야죠 ^^


뭔지도 모르고 시켰는데, 치즈네요... ㅜ.ㅜ 다행이 치즈만 덜렁 있지 않고, 그 밑에 카스테라(?)처럼 달달한 빵이 있더라구요. ㅋ


이건 브라우니입니다. 기타 잡다한(?) 다른 달달한 것들하고 같이 주네요.

 

디저트와 디카페인 커피를 함께 먹고서, 저녁 또한 간단히 마무리 했습니다.

이제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어요.

그냥 늦잠 자다가 일어나서 점심 먹고, 조금 일하다가, 또 낮잠 자고, 다시 해 떨어질 때쯤 일어나서 동네 마실 한 번 돌고, 시원한 것 마시고, 저녁 먹고, 다시 자는 거죠.

참고로, 저 Sammy는 이런 한량(?) 생활에 참 익숙해요.

어렸을 적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부터 학교 잘 안나가고 대충 이런 삶을 살았었답니다.

늦잠 자다가 일어나서 대충 밥 먹고, 학교 수업도 맨날 땡땡이 치면서, 용돈 벌이를 위한 동네 과외 알바 좀 하고, 어디 사우나 가서 목욕하고 낮잠 또 한숨 자고, 해 떨어지면 일어나서 멤바들(?) 모아서 나이트 가고... ㅋ

그런데, 그 버릇이 지금까지 없어지지를 않았어서, 이렇게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삶을 살고 있네요.

블로그 이웃분들도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시다가도... 때로는 달려온 길도 되돌아보시고, 잠시 쉬면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멍도 한 번씩 때려 보세요.

그러면서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해서 왜 이리 열심히 뛰고 있는가... 곰곰히 면벽수행도 해보고, 이런저런 잡생각으로 관조도 해보신다면... 뭔가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들 즐겁고 신나는 한여름의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