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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활

스위스 그린델발트로 가는 험난한 여정...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스위스로 스키여행 떠나는 날인데... 뭔가 예감이 안좋았죠. ㅋ

사실은 아침부터 악명 높은 동네 관세청(Zollamt)에 가야했어요.

왜냐하면요.

저희 어머니가 한국에서 독일로 출발하시는 날, 평소 사용하시던 보청기의 무슨 고리가 똑 부러졌다는 거에요.

그래서 급하게 수리를 맡겼지만, 비행기 타기 전에 완료가 되지 못했죠.

그리고 추후 수리가 완료된 후에, 한국의 우체국 EMS를 이용하여 독일로 그 보청기를 보낸 것입니다.


한국에서 12월 17일에 보냈는데, 21일 정도 되서 독일 동네 우체국까지 도착했으니까 꽤 선방했죠.

하지만, 하필 그 날이 주말이라서 수령할 방법이 없었어요.

22~23일은 뮌헨으로 가족 여행이라서 역시 수령할 방법이 없었구요.

24일에는 또 미국에서 온 사촌누나, 호주에서 온 여동생이 데리고 메칭엔 아울렛을 가느라고 또 수령을 못했구요.

대신에 Sammy를 도와서 일하는 독일 동료가 동네 우체국에 확인해서, 동네 관세청으로 보내졌으니, 25~26일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27일 아침 일찍 관세청에 가서 찾으면 되겠다... 대략 이런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위스로 가족여행 출발하는 27일 당일 오전 8시에 어머니 모시고 동네 관세청에 갔죠.

 


Sammy네 동네 관세청은 이렇게 생겼답니다. ^^

관세청에 가서 우편물 취급 담당자 사무실로 가서 위의 문서를 보여주고, 동네 우체국에서 말하기를 우리 엄마 물건이 여기 있다고 한다... 찾아달라... 요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담당자가 "그런 소포 받은 적이 없는데???" 이러네요.

우체국 기록에도 그렇고, 우체국에 전화로 확인을 해도 관세청에 있다는데...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기록이 잘못된 것인지...

그래서 저희 독일인 동료에게 좀 도와달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독일인 동료가 우체국 담당자와 통화해서 우체국에서 관세청으로 보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다시 한 번 독일어로 명확하게 설명을 대신 해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청 직원은 우체국 기록을 보더니, 저녁 8시에 소포를 수령할 사람이 없다... 아마 다시 반송되었을 것이다... 그러네요.

그래서 저 Sammy와 어머니는 망연자실...

하지만 독일인 동료가 혹시 모르니 우체국에 다시 따져보자... 한참 전화를 해줬습니다.

정확히 수령인 이름, 서명, 정확한 일시까지 확인하고, 다시 관세청 직원에게 하나씩 확인하면서 체크해나갔습니다.

관세청 직원이 처음에는 귀찮아 하면서, 계속 못받았다고 하다가, 독일인 동료가 계속 따져묻고 추궁(?)하니까,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났는지 창고로 갑니다.

드디어 어머니 보청기를 들고 오네요.

그리고, 미안한지 저랑 눈도 안마주쳐요. ㅋ

원래 자기들이 먼저 편지를 저에게 보내서, 그 편지를 들고와야 물건 줄 수 있다는 둥 뭐 이런 변명하고...

아예 관세가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을 꺼내지도 않구요 ㅎㅎ

저희 어머니는 잃어버린 줄 알고 낙심하다가, 보청기 찾고서 너무 좋아하시네요.

그리고 그 보청기가 있어야, 식구들 말을 잘 알아들으실 수 있니까 더 신나시구요.

아무튼...

스위스 스키여행 출발 첫날 아침의 관세청 건은 그럭저럭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무리 하고 한참 운전하면서 가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요.

독일에 비가 내리면... 스위스는 눈이 올 가능성이 큰데...

스노우 타이어는 진작에 다 교체 완료 되어 있고, 스노우 체인 낄 정도만 아니면 좋겠다...

앗... 스노우 체인을 챙겼나...?

집에서 까먹고 안챙겨왔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다시 집에 가서 스노우 체인 챙기고 스위스 국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동네 관세청에서 스위스 국경으로 가려면 저희 집 방향을 거쳐요.

크게 시간 손해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또 한참 운전을 하다가 문득 한가지가 더 생각났어요.

스위스 산에서 눈보라가 많이 치면 고글이 꼭 필요하겠지?

고글은 확실히 챙긴 것 같고...

고글을 쓰려면, 원데이 렌즈가 있어야 하는데...

아... 이걸 또 빼먹었구나... ㅜ.ㅜ

챙긴다고 나름 열심히 준비했으나... 집 떠나면 꼭 잊어버리고 온 것이 기억나는 이유는 도대체 뭔가요?

그래서 스위스 국경 넘기 전 독일 마지막 도시 Loerrach 라는 곳에서 안경점을 찾아서 갔습니다.

 


하필 연휴 다음 날이라서 쇼핑하러 나온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더군요

예전에 아마존에서 주문했던 기록 찾아서, 안경점 직원분에게 보여드렸어요.

그랬더니 영어를 더듬더듬하시면서 고개를 저으시는거에요.

제가 예전에 쓰던 브랜드의 원데이렌즈가 없다고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브랜드는 상관 없다, 도수만 맞으면 아무 브랜드나 달라 그랬는데... 제 영어표현이 명확하지 않았는지, 고개만 저으시다가, 다른 직원에게 뭐라고 뭐라고, 저기 영어로 말하는 사람 네가 좀 상대해라...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직원은 이미 다른 고객 처리하고 있으니까, 저보고 좀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할 수 없이 한쪽에 앉아서 한참 기다렸습니다.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영어가 좀 되는 직원이 와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냐고...

그래서 똑같이 다시 기존 아마존에서 구매했던 렌즈 보여주면서, 같은 돗수로 달라고...

그랬더니 같은 브랜드 없는데 괜찮냐고... 묻네요.

당근이라고 대답하고 30개 들이 양 쪽 눈 각각 맞춰서 금방 샀습니다.

간단한 내용이었는데, 제가 미리 준비를 안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바람에 괜히 20~30분 손해봤네요.

급할 수록 돌아가야하는 것이 이치인데... ㅜ.ㅜ

그리고 결국 스위스 국경을 넘었습니다.

차량 2대로 나눠서 이동했는데요.

제가 원데이 렌즈 산다고 헤매느라, Sammy네 와이프가 먼저 국경 넘어서 인도인 식품점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여기서 스위스 전용 유심카드를 사야하거든요.

그래야 스위스에서 인터넷 데이터를 저렴하게 마음껏 쓸 수 있으니까요.

스위스는 EU로밍이 해당되지 않아서, 항상 별도로 심카드를 사야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제것과 와이프것 두 개 신규 개통했네요.

아래의 플랜으로 했는데요.

혹시 스위스 놀러가실 분들은 참고해보세요.

가격 대비, 전화, 데이터, 로밍 등 혜택이 꽤 좋습니다.


온라인으로 심카드를 신규 주문하면 9프랑인데요.

이건 스위스 주소지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구요.

그냥 스위스의 인도인 식품점 같은 곳에 가면, 밸런스 0프랑 짜리 공짜로 개통해주구요.

그 후에 맥도널드 같이 인터넷 되는 곳에 가서 온라인으로 결제하면 19프랑으로 한달짜리 플랜을 살 수 있습니다.

4G 데이터 10GB 주구요. 이거 다쓰고도 좀 느리지만 무제한으로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스위스 및 EU 전체 무제한 공짜 통화 가능합니다.

문자도 공짜구요.

스위스 밖에서도 200MB 정도 로밍 쓸 수 있다고 하네요.

아무튼 이렇게 국경 넘자마자 스위스 심카드를 확보해야, 구글 지도 등으로 실시간 고속도로 교통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이동할 수 있어요.

오늘도 크리스마스 연휴 후 바로 다음날이라서 아주 스위스 고속도로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독일에서 스위스 인터라켄 방향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크게 베른 방향과 루체른 방향으로 나뉘는데요.

 


위의 구글 지도 분석처럼, 평소에 안막히면 베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빨라요.

그런데 오늘 베른 방향으로는 아주 엄청난 정체가 있어서, 루체른 방향으로 갔어야 했습니다.

이럴 때 재빠르게 뒷차에게 어느 고속도로를 타라고 알려줘야 낭패가 없는데요.

스위스 심카드가 없으면 낭패인 것이죠.

혹은 아예 무전기를 사용하여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좀 더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좀 더 즉각적으로 연락이 되거든요.

하지만, 실수로 두 차량 간의 간격이 5~10km 정도 벌어지게 되면, 무전이 두절된다는... ㅋ

아무튼... Sammy네는 스마트폰과 무전기 두가지를 가지고 서로 잘 소통해서 덜 막히는 루체른 방향 고속도로로 스위스 그린델발트까지 무사히 도착했네요.

꼬불꼬불 길도 참 위험하더라구요.

그래도 저 Sammy는 나름 몇 번 와본 길이라서 괜찮은데요.

Sammy의 와이프는 직접 운전해서는 초행길이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아무 사건사고 없이 그린델발트까지 잘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약간 길을 잘못 들기는 했었으니 ㅋ)

Sammy네가 머무르는 샬레에서 바라본 그린델발트의 야경입니다.

 

거의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으로 오는 정도 느낌이라서, 꽤 힘들었습니다만...

그래도 힘들게 온 보람이 있다고 온가족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네요.

아 그리고...

Sammy네 어머님께서는 오자마자 근처 성당 미사시간 물으시네요.


혹시 스위스 그린델발트 들렀다가 성당 미사 보고 싶은데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분들은 참고해보세요 ^^

 

www.kathbern.ch

 

아마도 위 링크로 가면 계속 미사 시간 정보가 업데이트 되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내일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스키, 눈썰매 타러갈 준비를 위해서, 얼른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자야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안개가 얼마나 낄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숙소 창문을 통해서 좋은 풍경 나오면 사진 찍어서 올려보겠습니다.

블로그 이웃분들도 모두 즐거운 연말연시의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https://youtu.be/HoZA9N1co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