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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Q&A

안트워프 혹은 안트베르펜, 네로와 파트라슈의 고향

오늘은 안트워프(Antwerp)에 왔습니다.

영어로는 Antwerp, 네덜란드어로는 안트베르펜(Antwerpen) 이라고 합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면, 벨기에는 불어를 쓰는 왈롱지역과 네덜란드어를 쓰는 플랑드르 지역으로 나뉩니다.

안트워프 혹은 안트베르펜은 플랑드르 지역에 위치하고 있죠.

플랑드르(Flanders)라고 하면 낯설지만, 일정 연령대 이상의 한국인은 이 지역이 아주 친숙하답니다.

왜냐...

바로 '플란다스의 개'에서 말하는 플란다스가 바로 플랑드르에요.

다만, 정작 이 '플란다스의 개'는 벨기에 전역은 물론 안트워프에서 조차도 전혀 유명한 동화, 전설(?) 등이 아닙니다.

이 지역에 잠깐 살았던 영국 여성 작가가 당시 여기저기 동네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하기는 했지만...

실제 벨기에의 플란다스 지역 사람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매우 이질감을 느낀다고 하네요.

애니에서 그려지는 눈보라 치는 기후도 안맞고, 강아지 견종도 틀리고, 주인공 및 강아지 이름들도 심지어 네덜란드 이름이 아니고 등등등... ㅋ


안트워프 대성당으로 가는 길입니다. 당연히 구시가지쪽에 있는데요. 여기는 수많은 레스토랑, 카페들이 밀집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월요일이라서 상당수가 문을 닫았더라구요. 하필 오늘 날씨도 가랑비가 슬쩍 오는 바람에 더욱 더 한산했습니다.


대성당의 종탑이 보입니다만... 아쉽게도 수리 중이네요. 참고로 애니메이션 보면 이 대성당의 외관을 상당히 정확하게 고증하여 잘 그려놨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참 일본인들이 대단한 것 같아요.


대성당 건설 당시 노동자들을 기념하는 조형물입니다.


 제가 안트워프 대성당을 거의 10년 만에 다시 오는 것 같은데요. 예전에 없던 허접(?) 조형물이 또 하나 생겼네요. 주로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네로와 파트라슈 때문에 대성당에 꾸준하게 몰려드니, 엉터리 관광상품이라도 만드려는 얄팍한 술수죠. 10년 전에는 토요타에서 만든 비석 혹은 표지석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그건 없어지고, 대신에 이런 말도 안되는 동상을 만들었어요. 저희 셋째는 이걸 보더니 "아이스크림이 떨어져서 녹고 있다~~!!"라네요 ㅋㅋ


언듯 보니 중국 관광객들이 안트워프 다이아몬드 마켓에서 열심히 다이아몬드들을 사니까, 관련 다이아몬드 매매상에서 돈을 기증해서 만든 모양입니다. 참고로, 다이아몬드는 벨기에 안트워프건 미국 뉴욕 47번가이건 사는 순간 50% 감가상각 치는겁니다. 안트워프와 뉴욕 47번가의 거리에서는 통상 검은색 도포 같은 유태인 전통 복장 입고 머리 꼰 유태인들이 눈에 가끔 띄는데요. 아마도 모두 다이아몬드 매매상 하는 유태인들일거에요. 거기가서 여러분들 아무리 깍고 흥정해봐야 바가지입니다. ^^


셋째는 불쌍한 네로와 파트라슈가 누구인지를 모르니까 막 그 동상 위에 올라가네요 ㅋ


그나저나 안트워프 대성당은 유럽의 성당들 중에서도 매우 거대하면서 아름다운 편이랍니다. 그냥 그 자체로 충분히 볼만해요.


대성당 정문입니다. '플란다스의 개' 마지막 회에 보면, 하필 이 문이 열려 있어서 네로가 성당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죠.


루벤스의 동상이에요. 이런 동상의 머리 위에는 꼭 비둘기 한마리가 앉아있곤 하더라구요. ^^


멀리서 바라본 대성당의 모습입니다. 애니메이션 처음 오프닝 노래 나올 때 보면, 딱 이 구도에서 대성당의 모습을 잡은 장면이 나오죠.

 

대성당 안에 들어가려면 돈을 내야 하는데요.

안들어갔습니다. 전 예전에 다 봐서... ㅋ

그리고 아이들은 '플란다스의 개'를 몰라요... ㅎ

네로는 대성당 내부에 걸려있는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와 '십자가에 올려지는 그리스도' 등의 작품을 보고 싶어했는데, 당시에도 그림을 보려면 은화 한닢을 내야 하나 그래서 못보다가, 마지막 죽기 전에 대성당의 열린 문으로 들어가서 결국 보게 되죠.


위의 애니 마지막 편을 잘 보면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그림을 보면서 파트라슈와 함께 하늘나라로 갑니다.


이 그림을 실제 대성당 안에서 가까이 보면요.

대작에 명작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사진이 없던 시절 이렇게 생생하고 마치 살아있는 듯한 인물들의 묘사는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위의 애니에서는 제대로 안나오고 슬쩍 지나가면서 나오는 또 하나의 명작이 있어요.


'십자가에 올려지는 그리스도'라는 그림이에요.

역시 루벤스가 그렸구요.

애니에서는 일부러 이 그림의 전체를 보여주지 않고 휘~익 지나갑니다.

아마도, 이 그림에는 아주 중요한 등장인물(?)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 아닌가...

바로 플란다스의 개, 파트라슈가 나와요.

가운데 액자 좌측 하단에 보면 개 한마리 보이시죠?

이게 바로 파트라슈랍니다.

파트라슈는 루벤스가 당시에 실제로 키우던 자신의 강아지였데요.

그 견종이 바로 '플란다스의 개'였구요. (애니의 견종과 다름)

이러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몇 년 동안 조사, 연구해서 다큐멘터리로 만든 내용이 있습니다.

맨 밑에 올려놓았으니, 한 번 감상들 해보세요.

비교적 쉬운 표현의 영어 자막이 친절하게 나옵니다.

보시면,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벨기에인들의 인식, 일본인들의 인식, 그리고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생기는 수많은 인종차별적(?) 오해들, 왜곡현상들에 대해서 인사이트가 생기실거에요.

서로 다른 사회,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공통된 뭔가를 공유하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라는 것도 깨달으실 수 있구요.

특히 해외 유학, 취업, 이민 등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비교 사회문화적 텍스트'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랍니다. ^^

그나저나 내일은 또 어디로 갈까나~~~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