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특이한 곳에 갔습니다.
며칠 전에는 벌지대전투로 유명하고, 밴드오브브라더스 6편에 나오는 벨기에의 바스토뉴 혹은 바스통에 갔었잖아요?
이번에는 5편 교차로(Crossroads)에 나오는 실제 전투 장소에 찾아가봤습니다.
네덜란드의 아른헴(Arnhem)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대략 서쪽 8km 지점에 위치한 이름 모를 강변에 위치해 있어요.
해당 장소에 가보면 이런 기념물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작은 교차로 지점 옆에 위치하고 있구요. 아주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거리 교차로라기 보다는 삼거리입니다. 윈터스 대위(당시 계급)가 이지중대(Easy Company)의 1개 소대 약 35명 정도 병력으로 불리한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착검 돌격 기습하여 약 2개 중대 150명 규모의 독일군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심지어 11명 포로까지 잡은 어마어마한 전투죠. 그래서 밴드오브브라더스에서 아예 한 개의 에피소드로 제작을 한 것입니다.
당시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문입니다.
윈터스 대위가 1차 정찰에서는 야간에 이 도랑(?)을 따라서 독일군 주둔지까지 몰래 들어왔는데요. 놀라운 사실은, 그 도랑이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까 저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겠더라구요. 2차 공격에서는 아예 저 뒤에서부터 착검 돌격을 하죠. 사진으로 인지를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약간 비탈길입니다. 사실 낮은 위치에서 높은 위치로 돌격한다는 것이 엄청 무모한 시도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군에게 후방까지 포위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기습 돌격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윈터스 대위의 결정이 옳았죠.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보면, 윈터스 대위 및 이지중대원들이 돌격한 후 약간 높은 제방같은 위치에 일렬횡대로 나열하여 집중 사격을 하는데요. 바로 그 제방 위로 현재는 이런 도로가 나있습니다. 이 사진의 좌측에서 미군들이 달려와서, 우측에 어리버리 자고 있던 독일군들을 습격한 것이죠.
미군이 숨어들었던 바로 그 도랑의 끝지점이구요. 지금은 여기 콘크리트 배수구가 있는데요. 바로 이 배수구 위쪽 위치에 이지중대가 기관총을 거치하고 독일군들을 제압했습니다.
미군 기관총 포지션에서 미군이 잠입해왔던 도랑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여름이라서 도랑이 수풀로 가득 차 있네요. 전투는 다행히(?) 겨울에 발생했었죠.
제방에서 독일군들이 널부러져(?) 있던 위치를 바라본 모습입니다. 독일군 1개 중대가 여기서 잠자다가 봉변을 당했죠. 바로 이 위치로 윈터스 대위가 돌격하여 유리한 고지대(High Ground)를 선점하고, 좀 어리버리하게 잠에서 막 깬 어린 독일군 소년병을 사살한 자리입니다. 이 소년병 사살하고서 윈터스 대위가 괴로워하는 장면도 나오죠. ㅜ.ㅜ
이 우측 제방을 넘어서 독일군 1개 중대가 추가 지원을 왔지만, 미군 기관총의 좋은 표적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교차로 전투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윈터스 대위의 활약상이 정점에 달하는 장면이죠.
기억이 잘 안나시는 분들은 한 번 아래 동영상을 참고해보세요.
이 전투를 마지막으로 윈터스 대위는 소령으로 진급하고 부대대장으로 보직이 바뀌면서, 더 이상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는 대대장급 지휘관이 됩니다.
그리고 당시 이지 중대는 101 공수사단 506 연대 2대대 소속이었는데요.
바로 2대대 지휘본부로 사용되었던 장소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슌데르로그트(Schoonderlogt) 농장이라는 곳이에요. (정확한 발음인지는 모름)
교차로 전투 지역에서 약 남동쪽으로 7~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농장 입구, 즉 2대대 지휘소 정문 앞에서 윈터스 대위가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왼쪽은 밴드오브브라더스 시리즈에서의 윈터스 대위구요. 오른쪽은 진짜 윈터스 대위님이십니다. 진짜 '남자다잉~~' 소리가 절로 나오는 포스네요. ^^
저 Sammy는 또 이런 것을 보면 직접 가서 확인 사살을 하는 성격이잖아요? ^^
현재 개인 소유의 농장이라서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외부에서 줌으로 땡겨서 입구 글자들까지 찍어봤습니다.
왼쪽에 보면 조그만 빨간 표지판으로 '사유지'라는 경고문이 있어서, 그 이상 안 쪽으로는 접근은 못했습니다. 그냥 미친 척 '스미마셍~~' 하면서, 얼른 몰래 가서 사진 찍고 나올 수도 있었지만, 우리 어글리 코리안이 되면 안되잖아요? ^^;;
저 Sammy는 이번 베네룩스 묻지마 가족여행에서 오늘 이 '교차로' 방문이 가장 흥분되는 일정이었습니다.
실제 역사의 현장인데, 정말 정확한 사건지점(?)을 이렇게 딱 찍어서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그렇게 흔치 않거든요.
저희 둘째는 심지어 이 '교차로' 에피소드 요약본을 유튜브로 사전 예습한 후에, 직접 현장에 가서 탄피 발견하면 자기가 먼저 주울거라고 신나했기까지 했었답니다. ㅋ
이제는 밴드오브브라더스 전체 Full Episode를 다 보고 싶다고, DVD 사달라네요.
이 기회에 소장용으로 하나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Sammy도 새로운 꿈(?)이 하나 생겼어요.
한국 부모님집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예비군복 찾아내서 유럽으로 가져와 제가 직접 입고서, 슌데르로그트 농장 주인에게 양해 구하고, 내부까지 들어가서 인증샷 하나 찍어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나저나, 이제 오늘 일정을 끝으로 이제 네덜란드를 떠나서 다시 독일 집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또, 재미난 일 있으면 소식 전해보겠습니다. ^^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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