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민 Q&A

8월 15일은 광복절이면서 성모승천 대축일

로마의 첫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Sammy네 가족은 로마에서 숙소를 비교적 중심지의 아파트로 구했어요.

정말 콜로세움 바로 옆입니다.

동네 산책 겸 주말 아침의 여유있는 브런치를 먹으러 나섰습니다.


왼쪽 귀퉁이에 보이는 아파트가 Sammy네 가족이 머무는 숙소에요. 콜로세움에서 가깝다고는 알았는데, 이렇게 가까울 줄은 몰랐어요.


Sammy네 아이들이 사진 찍을 때 스마일 연습이 많이 부족합니다. ^^

 

아침부터 무지하게 덥더라구요.

햇빛만 강한 것이 아니라 꽤 습한 편입니다.

미리 찾아놓은 브런치 잘하는 카페까지 불과 10~15분 정도 거리를 걷는 동안에도 땀이 많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맛있는 브런치를 먹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걸었는데, 아뿔사...

카페가 문을 닫았네요.

토요일 오전이면 대목인데 왜 닫았을까,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8월 15일은 한국인에게 광복절이기도 하지만, 카톨릭에서는 성모승천 대축일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카톨릭이 사실상 국교인 이탈리아에서는 아예 정식 공휴일이구요.

그래서 정말 관광객들만 가는 그런 레스토랑, 카페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문을 닫는거에요.

로마에서의 토요일 아침 여유 넘치는 브런치 계획은 꽝이 되버린거죠.

역시, 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ㅋㅋ

할 수 없이, 원래 가려고 했던 곳 말고, 그냥 좀 후진(?) 식당 아무 곳이라도 아침 시간에 오픈을 했으면 대충 들어가서 먹으려고 했는데요.

한 곳에 들어가 테이블 안내 받고 앉으니, 메뉴를 주지 않은채로 이런저런 주문을 은근 강요하는거에요.

그래서 뭔가 느낌이 싸~해서, 일단 메뉴를 달라... 보고서 결정하겠다...

그리고 메뉴를 받아서 보니까, 아주 기본적인 'English Breakfast', 즉 계란후라이, 베이컨 몇조각, 구운콩, 허접 소세지 몇개를 무려 15유로에 적어놨더라구요.

인쇄된 메뉴도 아니고 그냥 손글씨로...

웨이터도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었어요.

대충 보니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혹은 그쪽 동네 사람...

이건 악명 높은 로마의 전형적인 관광객 바가지 씌우는 식당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나왔습니다.

15유로가 절대적으로 엄청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사실 이탈리아의 일반적 물가를 고려하면 말도 안되는 가격이거든요.

게다가 고급 레스토랑도 아니고 그냥 허접 식당이었는데...

잠깐 해이해졌던 경계심, 즉 로마는 같은 유럽 내의 주요 관광도시들 중에서 가장 악명이 높은 곳이다...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했습니다. ㅎㅎ

결국 그냥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집에 있는 재료들로 대충 아침을 만들어 먹었구요.

그렇게 시간 보내고 나니 벌써 정오가 넘었더라구요.

문제는 아침에도 그렇게 더웠는데, 정오 넘어가니까 날씨가 어떻겠어요.

완전 땡볕에 죽음이죠.

반면에 숙소는 에어컨이 방마다 다 있어서 완전 시원한 오아시스고...

그냥 아파트에서 해 떨어질 때까지 영화보면서 빈둥거렸답니다.

굳이 로마까지 와서 넷플릭스, 토렌트를... ㅎㅎㅎ

그러다가 저녁 때가 되서 배가 출출해졌어요.

그래서 열었을만한 한식당이라도 찾아보니, '장백산'이라는 곳이 다행이 성모승천 대축일에도 저녁 장사를 하시네요.


 
장백산
 

구글에서 '장백산' 주소 찾아보면 잘못 나온 것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위의 링크 주소가 정확해요.

산 지오바니(San Giovanni) 메트로 역 근처의 것이 맞는 위치입니다.

아무튼...

한식당 이름이 '장백산'이라는 것은, 운영하시는 분이 조선족이라는 말이죠.

대체로 이탈리아에는 조선족분들이 하는 민박집, 한식당 등이 많은 편이에요.

예전에는 이 분들이 해주는 한국 음식이 살짝 이질감이 있는 맛이었는데요.

요즘에는 조선족분들도 레시피가 많이 발전해서, 보통의 한국분들이 하는 한식당하고 비교해서 거의 차이가 없답니다.

그리고 가격은 좀 더 저렴한 편이구요.

이탈리아 여행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서 한식당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1리터짜리 유리병 콜라입니다. 이런 건 처음 보는 듯 해요.


탕수육입니다. 한국에서 먹던 탕수 소스보다 점도가 묽구요. 튀김이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식감이 좀 다르게 튀겨졌습니다. 그래도 저와 아이들은 맛있게 잘 먹었어요.


조선족분들이 운영하는 한식당 특징인 듯 한데요. 반찬을 푸짐하게 주시는 편입니다. 어른 둘, 아이들 셋 가족인데, 이런 반찬을 두 세트 깔아주시더라구요.


불고기인데요.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저희 셋째가 입이 까다로워서, 익숙치 않거나 맛이 없는 음식은 잘 안먹는 편인데요. 이 불고기는 너무 잘 먹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쌈장이 참 맛있었구요.


둘째도 불고기 쌈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된장찌게인데요. 역시 맛있었어요. 제 입맛에는 상급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연변 혹은 북한 음식 중에서 한국보다 확실히 앞서는 메뉴들 중 하나가 바로 순대에요. 정말 오래만에 제대로 된 순대 먹었습니다. 만약 로마에서 한식당 '장백산'을 굳이 찾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북식 순대... 이겁니다. 순대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


물냉면입니다. 아주 특별하게 맛있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유럽의 한식당들에서 먹을 수 있는 냉면들 중에서는 단연 상급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로마의 더운 여름날에 지친 관광객에게 아주 큰 힘이 되주는 시원한 맛이에요.

 

이렇게 저녁을 푸짐하게 먹으니, 갑자기 힘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야간에 구경할만한 곳이 어디있을까... 생각해보니까 바로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가 떠오릅니다.

걸어가기에는 좀 먼 거리여서 봉고차를 가지고 무작정 찾아가봤습니다.

로마 시내 길이 정말 복잡하더군요.

그나마 구글 지도가 큰 도움이 되서 무사히 근처까지 도달했구요.

주차할 곳이 없어서 한참을 뺑뺑 돌다가 트레비 분수 약 700m  지점에 겨우 봉고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걸었어요.


더욱 더 시내 중심쪽, 즉 제한구역 ZTL 내의 관광객용 레스토랑들은 다들 저녁에는 열었더군요.

 

10분도 안걸어서 트레비 분수에 도달했습니다.


로마 시내가 대부분 현재 한산한 편인데요. 이 트레비 분수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코로나 덕분(?)에 이 정도는 적은 편이에요. 현재는 동전 던지기는 금지되어 있고, 분수 주변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경찰들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잔소리하고 통제하더라구요. 또 소매치기 및 기타 잡범죄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예 분수 주변에 경찰들이 상주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트레비 분수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와이프가 특히 더 좋아하더라구요. 동전 던지기 하려고 동전들 많이 준비했었는데, 못던져서 참 아쉬워했습니다 ^^


이렇게 분수에 가깝게 접근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참 행운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원래 여기까지 못내려가는 듯 한데, 셋째가 자기 멋대로 들어가서 포즈를 잡길래 할 수 없이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다행히 경찰들이 못봤는지, 혹은 봤지만, 꼬마라서 봐줬는지... 별 탈 없었네요 ^^;;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트레비 분수는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는 현재도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야경은 여전히 참 멋지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로마에서의 첫째날은 트레비 분수 하나 본 것으로 만족하고 마무리했네요. ㅋ

아직도 며칠 더 시간이 남아 있으니, 더운 낮시간대를 최대한 피하면서 나머지 명소들도 차근차근 구경해봐야겠습니다.

블로그 이웃분들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주말 및 성모승천 대축일 연휴를 보내실 수 있기 바랍니다.

Ave Maria, gratia plena

Dominus tecum,

benedicta tu in mulieribus

et benedictus fructus ventris tui Jesus.

Sancta Maria, Mater Dei,

ora pro nobis peccatoribus,

nunc et in hora mortis nostrae.

Amen.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