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정들었던 로마를 떠나서, 피렌체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미쳤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와중인데도 외부 온도가 38.5도에요. 로마보다 피렌체가 있는 투스카니 지방으로 올라갈 수록 오히려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피렌체가 로마보다 좀 더 내륙이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피렌체에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피렌체의 ZTL, 즉 일반 차량 진입 금지구역은 다음주부터 풀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자동차는 ZTL 끝자락에 걸린 지하주차장에 세워두고 또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마주친 명소는 산타 크로체(Basilica di Santa Croce di Firenze) 성당입니다. 그냥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 대단한 성당 같지는 않아요. 특히 피렌체 대성당에 비하면 자그마하죠 ㅋ 그런데 이 성당에는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마키아벨리 등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답니다. 어마어마하죠? ^^
피렌체 국립도서관이에요. 일반인은 원칙적으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네요.
폰테 알레 그라찌에(Ponte alle Grazie) 다리에서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 방향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마침 석양이 지는 모습이 참 장관이었어요.
베키오 다리는 아직도 잘 있더라구요 ^^
피렌체에서 아르노강 남쪽 지역의 지도를 동판으로 새겨놓은 것입니다. 길거리에 그냥 놓여 있더라구요.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 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
피티 궁전(Palazzo Pitti)이라는 곳입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티 궁전 앞 광장에는 무슨 늑대(?) 같은 동물의 동상들이 수십마리가 놓여 있더라구요. 이걸 보더니 셋째가 얼른 올라탑니다. ^^
피렌체의 강 건너편 남쪽에 온 이유는 바로 구스타피자(Gustapizza)집에 들르기 위함이었는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이 곳은 피자 하나 주문하려면 수많은 인파를 뚫어야 하고, 번호표 받아서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피자를 먹을 수 있는 정말 피렌체 맛집 중의 맛집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이 유명 피자집 내부가 텅 비었어요.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이 피자집 주방에는 전통 화덕이 있는데요. 피자를 많이 굽지 못하더라도 비싼 나무장작으로 불을 계속 피워놔야 할텐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ㅜ.ㅜ
여기서 피자를 먹어보면, 피자 맛은 토핑도 물론 중요하지만, 도우 자체가 맛이 있어야, 진짜구나... 이런 것을 깨닫게 되요. 마게리따 피자인데, 정말 너무 맛있었습니다. 이 도우의 쫄깃함은 말로 설명이 안됩니다. 심지어 나중에 좀 식은 다음에 다시 먹어도 잘 먹힐 정도... ^^
피렌체에서 피자를 먹었으면 젤라또를 당연히 먹어줘야죠. ^^ 제가 추천하는 곳은 산타 트리니타 젤라떼리아 (Gelateria Santa Trinita)라는 집입니다. 산타 트리니타 다리(Ponte Santa Trinita) 남단에 위치하고 있어요. 역시 옛날에 먹었던 그 최고의 맛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손님이 별로 없어요. 여기도 젤라또 하나 주문하기 위해서 한참을 기다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은 줄 서는 사람 자체가 없습니다. ㅜ.ㅜ 아무튼 여기서 젤라또 하나 사서 입에 물고, 다리 위로 가서 베키오다리 방향으로 야경 구경하면서, 한여름 밤 선선한 강바람을 맞으면, 없던 낭만도 절로 생겨난답니다.
그리고 이 다리의 남단, 북단 각각 좌우에는 멋진 동상들이 서 있는데요.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한다고 해요. 어떤 것이 봄이고 여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각자 보시고 알아서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 같은데, 그럼 가을인가요? ^^;;
뭔가 씨를 뿌리는 느낌이니 봄??
뭔가 밀짚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밀 수확도 역시 가을 아닌가요? 뭐가 뭔지 저는 포기... ㅎㅎ
피렌체 대성당을 보러 다시 아르노강 북쪽으로 올라서 좀 더 중심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아뿔사... 여기는 명품 쇼핑 거리네요. 다행히 인파들도 없고, 뭔가 분위기가 썰렁해서, 와이프가 상점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참 다행이었습니다.
공평한 사법 정의를 상징하는 정의의 여신상(?) 같은 것이 있네요. 사법 시스템의 '정의 구현'을 기원하고자 하는 의도겠죠?
스트로찌 궁전(Palazzo Strozzi)이라는 곳입니다. 뭔지 모를 이상한 구형체들이 허공에 매달려 있네요.
대성당을 보기 위해서 계속 중심지로 이동합니다.
드디어 피렌체 대성당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거대해요. 독일의 쾰른 성당, 프랑스 스트라부스 성당 등과는 또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더욱 더 거대합니다.
아직도 관광객을 위한 마차는 운영 중입니다.
피렌체의 다른 지역들과 달리 피렌체 대성당 주변 광장 식당들은 여전히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네요. 물론 과거 전성기(?)에 비하면 텅 빈 수준에 더 가깝지만...
대성당을 거의 한 바퀴 돌아봤는데요. 나름 유럽의 주요 성당들을 다 다녀본 저희 와이프가 피렌체 대성당은 또 다른 레벨의 경외감을 준다고 깜짝 놀랍니다. 저도 동의해요. 피렌체 대성당을 마주하면, 정말 뭔가에 압도 당하는 그런 느낌적 느낌이 있습니다.
이제 대충 마무리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중인데요. 우연히 자판기 카페(?)를 발견했어요. 목 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들러봤네요.
이 정도 가격이면 시내 편의점 등보다도 저렴한 듯 해요. 유럽의 장점들 중 하나가요. 여행, 관광을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숙소, 먹을 거리, 교통편의 등 선택의 폭이 아주 최저가에서부터 최고 수준의 럭셔리 아이템들까지 꽤 넓다는 점입니다. 돈은 없지만 꼭 유럽 여행을 즐기고 싶다는 분들은, 백팩커 게스트 하우스의 침대 하나 예약하고, 먹는 것도 이런 자판기 혹은 아예 수퍼마켓, 편의점 등에서만 해결하잖아요? 큰돈 거의 들이지 않고서도 아주 재미있게 다닐 수 있답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열심히 놀러다니겠다는 의지(?) 이거 하나만 있으면 되요 ^^
이렇게 대충 피렌체 구경을 마쳤습니다.
내일 하루 더 1박 할 예정인데요.
지금 와이프가 피렌체 시내 구경을 다시 한 번 더 할 것이냐... 근처 유명 아울렛을 갈 것이냐...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어느 쪽이던 내일도 또 생존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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