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에는 결국 피렌체의 명소(?) 아울렛에 갔습니다.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런 곳입니다.
이 아울렛은 원래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곳인에요.
제가 예전에 3겹으로 층층이 매대를 둘러쌓은 중국 아줌마들로 인하여, 구찌 매장에서 물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온 경험이 있을 정도... ㅎㅎ
하지만 지금은 이 중국 싹쓸이 관광객들이 다 사라졌고, 게다가 특별(?) 여름세일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직접 확인해보러 가봤습니다.
페라가모 매장인데 손님이 없더라구요. 사진에는 안나오지만 여기 바로 옆은 발렌시아가 매장이었는데, 입장 줄이 좀 있었어요. 어제는 미처 깨닫지를 못했는데 아마도 발렌시아가에서 더 큰 특별 세일, 프로모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줄서는 것을 태생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그냥 사람 없는 페라가모 매장에 들어가서... 100유로 초반대에 가죽으로 된 스니커즈를 득템하고 말았네요. 제 기억에는 페라가모 매장에서 100유로 대에 신발을 사본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200유로대만 되어도 가격 좋다고 신나 했었는데, 지금은 잘 고르면 100유로 초반대에도 양질의 물건이 있다는 사실... 깜짝 놀랐네요.
와이프와 작전 회의를 했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다... 이 수많은 매장들을 다 둘러볼 체력과 시간이 없으니, 선택과 집중을 하자구요. 와이프 의견은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아 브랜드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하네요.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르마니를 찾아가봤습니다.
이미 할인이 된 아울렛 가격에서 50% 더 할인해준답니다. 빙고~~!!
아르마니에는 특히 아이들 섹션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둘째도 꽤 득템했습니다. 스니커즈 50유로, 가을 자켓 100유로 등... 특히 가을자켓은 엉덩이까지 덮는 반코트 형식에 소재가 부들거리면서도 방수가 가능한 고급 소재의 트렌치 코트 계열 옷이었는데요. 맨날 싸구려 알디(Aldi), H&M, Zara 옷만 있던 둘째가 아주 좋아하네요. 대충 계산해보니 원래 가격에서 결국 약 70~75% 정도 할인되서 팔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페라가모에서 하나 득템해서 아르마니에서 딱히 안사도 되었는데요. 스니커즈를 무려 50유로에 팔길레... 괜히 하나 더 샀네요. 착용감도 좋고 아주 가벼운 소재를 써서 발이 참 편했습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 횡~한 아울렛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또 유독 토드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어요. 위에서도 제가 밝혔지만 저는 줄을 서면서까지 쇼핑을 즐기는 사람은 아닌데요. 전직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출신 와이프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더니,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가 무슨 특별 프로모션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와이프가 예전에 친구가 무슨 토드백을 산다고 자기를 끌고 서울 시내 백화점을 그렇게 다녀서 아주 힘들었던 추억이 있다면서,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가죽 토드백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살만하다... 이런 의견이 있어서 저희 가족도 줄을 서서 토드에 입장했습니다. 알고보니 여기서는 신발을 한켤레를 사면, 가방을 50% 할인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어요. 와이프 신발을 사주려고 했으나, 원하는 색상, 사이즈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또 100유로 중반에 가죽 스니커즈 하나 사면서, 와이프 가죽백을 100유로 후반대에 득템했습니다. 신발도 이미 엄청 할인된 가격, 가방도 할인된 가격, 일타쌍피인거죠. 와이프 말로 예전에 친구 따라서 백화점 순회할 때 100만원이 넘던 그런 가방이었고, 요즘 해외직구가 활성화 되서 그나마 70~80만원대에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그런 것이었는데, 와이프가 선택한 색상으로는 아예 본 적도 없는 모델이라고 하네요. 그걸 100유로 후반대에 산겁니다. 역시 사람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서 뭔가를 사려고 할 때는 이유가 있네요. 와이프 생일이 얼마 안남았는데, 이걸로 퉁치면 되겠죠? ^^
그리고 몇가지 자잘한 것들 좀 더 사고 아울렛 쇼핑은 마무리했습니다.
여기 매장들 하나씩 다 돌아보려면 하루로는 절대 부족이구요.
아예 2~3일 강행군하면서 다 돌아본다면 몇 년치 쇼핑을 꽤 적절한 예산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8월 31일까지 여름 특별세일이라고 하니, 혹시라도 이탈리아 주변에 계신 분들은 굳이 시간을 내서 방문해볼만 합니다.
그나저나 아울렛 쇼핑을 마치고 나오니, 자동차 외부 온도가 42도... 역시 이탈리아의 태양은 강렬합니다.
구찌 매장이에요. 한산합니다.
아울렛 전체가 주말인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붐비지가 않았어요. 대부분 이탈리아 현지 및 주변 유럽국가 관광객들뿐이었습니다. 덕분에 상당히 쾌적하게 쇼핑을 즐겼네요.
그렇게 숙소 호텔로 돌아와서, 이제는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나갔습니다.
피렌체에서 나름 맛집으로 유명한 구스타비노(Gustavino)라는 레스토랑으로 갔어요. 두오모 대성당 근처입니다.
https://www.gustavino.it/en/gustavino-bisteccheria-fiorentina-duomo/
지금 위 홈페이지 통해서 예약하면 총 식사비 20%할인해주는 행사도 있네요.
시저스 샐러드입니다. 얇게 잘라서 올려준 파머산 치즈가 진짜 이탈리아 본토 맛이었습니다.
봉골레 스파게티에요. 와이프가 아주 좋아했습니다. 근래에 먹어본 스파게티 중 최고라구요.
볼로네즈 스파게티입니다. 고기를 듬뿍 넣어주더라구요. 제대로였습니다.
셋째가 아주 좋아했습니다.
티본 스테이크에요. 무려 1.2kg... 온가족이 아주 푸짐하게 잘 먹었습니다. 고기의 질이 정말 최상급이었네요. 기름기도 별로 없으면서 아주 담백했습니다. 그냥 소금만 찍어먹는데도 입으로 술술 들어가네요.
제가 정확히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26일 동안 드라이에이징한 고기라는 것 같습니다. 냉장고 같은 곳에서 26일 정도 숙성시킨 것이죠. 진짜 보니까, 고기의 색깔, 식감 등이 크게 달라진 것이 눈에 보이네요.
이런 곳입니다.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것 같아요. 서빙해주시는 남자분이 한국말로 인사 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녁을 먹었으면 또 후식을 먹어줘야 문화인이죠. 뽐삐(Pompi)에 가서 티라미수 2차 흡입했습니다.
첫째는 꼭 남들 안먹는 거 선택하더라구요. 반골이에요.
클라시코(Classico)가 다 떨어져서 무슨 바나나-초코맛으로 먹었는데요. 꽤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이런 맛의 아이스크림을 한국에서 팔았던 것 같아요 ㅋ
셋째가 식탐이 많아요. 자기 먹을 것을 잘 안나눠줍니다. 그래서 한입 얻어먹으려면 특별한 방법이 필요해요 ㅋ
셋째의 티라미수 한 입 얻어먹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뽐삐 근처에 한국 수퍼마켓이 있더라구요. 정확히는 아마도 조선족분이 운영하는 아시안마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 중국 제품들이고, 한국 식료품 등이 일부 있습니다.
다음 일주일은 한국식당, 중국식당 등이 전혀 없는 곳으로 갈 예정이거든요. 그래서 안성탕면 한박스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독일보다 가격이 싼 듯해요. 18유로입니다.
한국마트에서 득템한 밀키스를 마시고 있는 셋째
이렇게 토요일 일정은 보람차게 마무리했습니다. ^^
다음 번에 피렌체에 올 때는 좀 더 많은 관광객들이 같이 즐길 수 있어야 할텐데...
그 유명하다는 아울렛, 맛집들에 대부분 손님들이 없어요... ㅜ.ㅜ
저희 가족이 아울렛이고 맛집이고 거의 전세내서 사용하듯 했습니다.
참 쾌적하고 좋기는 한데... 마음 한 편으로 좀 안타깝습니다.
팬데믹이 종식되는 그 날까지 이 수많은 레스토랑, 카페, 젤라또집, 각종 가게들이 잘 버틸 수 있기를 바랍니다.
Sammy네 가족은 또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서 생존보고 하겠습니다.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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