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주 늦게까지 잠을 잤습니다.
아침 간단히 먹고 또 잤구요.
그렇게 계속 자다가 정신을 좀 차려보니, 벌써 오후 2시 정도 되었습니다.
그 때가 되어서 어슬렁 어슬렁 숙소를 나섰어요.
너무도 당연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해변가에 나와서 신나게들 놀고 있습니다.
다행히 일정 거리 이상을 두면서 파라솔들이 꽂혀 있더라구요. 그러나...
헉... 이런 공지가 붙어 있습니다. 해변가 정원이 다 찼으니, 더 이상 입장 불가라는 의미죠.
저는 이탈리아의 해변가는 처음 놀러가는데요.
호주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었습니다.
호주에서는 개인 private beach라는 것은 정말 시드니의 아주 일부 부자동네, 초호화 저택 앞 진짜로 개인 소유 해변 정도를 의미하거든요.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private beach, 즉 개인이 관리하는 해변가가 오히려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면서 일반적인 듯 하고, 개인 관리이니 별도로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합니다.
적어도 친퀘 테레의 몬테로소 알 마레 지역은 그렇습니다.
뭐 유료로 이용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그 개인 해변가의 파라솔, 의자 등의 사용권한을 시즌권으로 미리미리들 판다는거에요.
그리고 이미 이러한 파라솔, 의자들이 도시의 이탈리아인들이 진작에 사버려서, 설사 그 자리가 지금 텅텅 비어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괜찮은 자리의 개인 해변가들은 이미 사실상 '뜨내기 출입금지' 구역이 되버리는 거죠.
대신에 퍼블릭 해변가들이 있는데, 이것도 동네 사람, 지역 거주민 우선권 지역이 있고, 우리 가족같은 외부인 관광객들을 위한 퍼블릭 해변가는 조그맣게 구석에 있어요.
그나마도 동네 관청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해야, 파라솔 혹은 텐트를 칠 수 있는 한자리 얻을 수 있는데, 매 48시간 전에 오픈되자마자 광클릭으로 없어지는... ㅎㅎㅎ
이런 시스템을 외부 뜨내기 관광객들이 어떻게 알겠어요.
Sammy네 가족의 고향(?)인 호주 퀸즐랜드, 그 중에서도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의 누사(Noosa)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죠.
그냥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동네 해변가를 거의 독차지하면서, 누가 다녀간 흔적이 없는 설탕 같은 백사장에 뽀드득 소리를 내면서 발자국 찍기를 하면서 놀았었는데... ㅋ
이런 독특한 방식의 해변 사용 방법이 유럽의 이탈리아에서는 당연하게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정말 호주의 멋진 해변가들이 너무 그립답니다. ^^
그래도 다행히 어떤 친절한 친퀘테레 토박이 아주머니 해변 관리인이 저기 언덕 넘어 어디로 가면, 아무런 제약 없이 놀 수 있는 비치가 있다고 알려줘서 거기로 겨우겨우 찾아갔습니다.
바로 여기입니다. 동네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지만, 나름 괜찮았습니다. 일단 무료 이용이구요. 그런데 모래사장의 해변이 아니고, 페블 비치(Pebble Beach)더라구요. 조약돌이 깔려있습니다. 저는 발바닥 아파서 죽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괜찮다네요. 이거 저만 건강이 안좋은건가요? ^^;;
친퀘 테레의 몬테로소 알 마레에 있는 조약돌 해변가입니다. 이 곳 해안들은 대부분 유료로 이용하는 곳들인데요. 여기는 무료로 별다른 제약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조약돌 해변은 이런 느낌입니다. 파도에 작은 돌들이 굴러가는 소리가 재미있어요.
좀 더 구석으로 가면 아예 바위 해안인데요. 오히려 젊은 관광객들은 여기를 더 좋아하는 듯 합니다.
신나게 놀고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절벽 위에서 바라본 해변가 모습입니다.
지중해에서는 왜 요트를 띄우고 노는 것이 최고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아이들도 해변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겪더니 저보고 요트 하나 빌리던지 사던지 하자네요. 내년에는 숙소 자체도 요트를 빌려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시도해봐야겠습니다. ^^
사진에 보면 무슨 공사장 아시바(?)라고 하나... 철골 구조물 설치된 곳은 원래 거인 석상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뭔가 보수공사 중인가봐요 제대로 잘 안보이네요.
아무튼 친퀘 테레의 첫날은 숙소 몬테로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그냥 물놀이만 대충하고 마무리했습니다.
둘째날인 내일은 좀 더 액티브한 뭔가를 찾아서 해봐야겠습니다. ^^
'Sammy의 이민자료실' 운영자 Sa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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